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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mi_Girl

제약회사 QC 일개미의 실험복

Chemi_girl 2020. 10. 1. 12:00

안녕하세요!!!!
케미걸입니다~~~~|!!!
드디어 업무에 관련된 포스팅을 들고 와써요~~~~
호우!!!! 마음의 짐을 덜어낸다는 생각에 정말 기쁘네요ㅠㅠㅠㅠ

이번에 오랜만에 갖고 온 포스팅은
실험복 관찰해보기입니다

이 포스팅 진짜 하고 싶었어요!!!

아이패드의 힘을 빌려 그림 하나 그려봤어용!



실험복 특징 6개를 살펴보겠습니다ㅋㅋㅋ!!

1. 왠지 모르게 계속 접혀있는 카라
이상하게 한쪽만 접혀있음
안쪽으로 말리는 경우도 다수
입을 때 느낌도 잘 안나서 대부분 남이 알려준다

2. 잡다한 문구용품으로 힘들어하는 가슴주머니
펜,칼,형광펜,네임펜,스파츌라 등등 심지어 딱풀 큰거까지 넣고 다니는 사람도 봤음
필자는 클립이랑 포스트잇도 넣어 놨음
가슴주머니 자체가 약하기도 하고, 용량에 비해 사람들이 많이 넣고 다니거나 거칠게 도구를 빼고 넣기 때문에 실밥이 다 뜯어져있다.
허리 잘못 숙여서 모든 필기구가 쏟아지면 모든 펜이 이때다! 하고 나뒹군다. 일일히 주으러 다니는것도 증말 힘들다.
펜은 또 얼마나 많은지.. 어느새 보면 니 펜이 내 펜이고 내 펜도 내 펜이다의 광경을 체험한다. 난 분명 펜이 2개였는데 정신 차려 보면 5개가 되어있는 상황이다. 이젠 그냥 그러려니한다ㅋㅋㅋ

3. 볼록하지만 또 넉넉한 밑주머니
이게 뭔 소리냐면
사람들이 밑주머니는 은근 신경도 안 쓰고 물건을 잘 넣지도 않는다! 가슴주머니에 올인하는 사람들 짱 많다.
필자는 밑주머니에 피펫필러만 넣고 다닌다.
가끔은 계산기정도?
내가 추측하기론 밑주머니의 위치가 애매해서 그런듯하다.
실험복을 입으면 밑주머니가 허벅지와 골반 사이,
딱 차렷자세 했을 때 손의 위치에 있다.
그래서 의자에 앉으면 주머니가 골반쪽으로 접히기 때문에 불편하기 짝이 없다!

4. 차근차근 쌓인 얼룩들
실험을 하다보면 중간중간 손을 씻어야한다.
시간도 없고 휴지도 없는데 손을 씻는다>대충 닦을 곳을 찾는다> 밑주머니 주변에서 물기를 훔친다
이때 손 씻는건 비누로 벅벅 씻는게 아니라 물로 헹구는 정도라서 완전히 손이 깨끗해지는게 아니다.
그래서 그 더러운 얼룩이 차근차근 쌓이다보면 저렇게 갈색이 된다!
어우 더러워! 저렇게 되기 전에 실험복을 세탁해야한다.

5. 단추가 사라졌다!
실험복은 보통 단추가 4개로 구성되어있다.
그러나 실험하다보면 실험복이 서서히 쓰리버튼, 심하면 더블버튼으로 바뀐다ㅋㅋㅋ
그 이유는 앉는 자세에 있다!
과도하게, 열정적으로, 순간! 쩍벌로 앉아서 실험을 하면 단추가 견디지 못하고 땡그르르르 떨어져버린다.
사실 맨 마지막 단추는 거의 무쓸모다.
위치가 중간허벅지 정도에 있기 때문에 쩍벌하면 백이면 백 나가떨어지기 마련이다.

6. 언제 생긴지 모르는 구멍들
실험을 하다보면 강력한 산들을 쓰는 경우가 있다.
제품팀은 거의 없지만 원료팀은 황산,질산,염산 사용빈도가 매우 높다.
실험을 하다가 보면 피펫팁에 고여있던 산이 흘러나와서 실험복에 떨어질 수도 있다!
아무것도 모르고 냅뒀다가는 산이 구멍을 뚫어버린다. 산이 떨어진걸 알았을때에도 이미 늦었다
물로 여러번 잘 헹궈도 구멍이 점점 커진다ㅋㅋㅋ
분명히 바늘구멍이었는데 나중에는 손가락이 들어갈만큼 커져버린다
과망간산칼륨을 쓰면 더더욱 신경써야한다
일단 떨어뜨리면 갈색으로 실험복이 물들고 얼룩의 가운데부터 구멍이 뽕 뚫린다ㅋㅋㅋ 얼룩 끝까지 구멍이 뚫려버린다...ㅠ


어떠세요? 재밌지 않으셨나요?
저는 실험복 되게 험하게 써서 1년에 하나씩은 해먹은것 같아요.. 다른 분들은 오래 쓰시던데..
다른 제약회사 분들도 공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다음 포스팅으로 인사드릴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