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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Meditation)

[코로나 확진일기] 격리해제 그 이후

Chemi_girl 2021. 4. 23. 01:07

많은 분들이 코로나 확진을 검색하시구 내 티스토리에 방문해주시는 것 같다.
혹시나 확진이 되셔서 검색을 해보셨다면 금방 나으실거라고 말씀 드리고 싶고, 걱정 되는 마음 충분히 이해한다고도 전해드리고 싶다.
확진이 아니지만 주변 사람이 걸려서, 아니면 단순 호기심이나 우려 이런 것들로 방문해 주셨다면 이 확진일기로 확진자의 삶을 글로나마 간접적으로 느껴보시고...? 궁금증도 풀리셨음 좋겠다.


현재 나의 상태
일상상태 정상
회사에서 출근을 하지 말라구 해서 열심히 반백수 생활을 즐기는 중이다.
느즈막히 일어나서 유튜브 보다가 아침산책을 나간다.
산책시간은 30분에서 한시간?
점심시간에 맞춰서 산책을 끝내고 가게에 들려 음식을 포장해간다.
맛있게 밥을 먹고 또 유튜브 또는 넷플릭스 보다가 오후 산책을 나간다.
ㅋㅋㅋㅋ오후 산책은 한시간 이상 하려고 한다.
돌아와서 씻고 저녁을 배달시키거나 뭐 대충 때우기
그리고 또 유튜브나 티비 보다가 잔다.
건강상태는 매우 양호하다!
다만 몸의 변화에 매우 예민해져있다.

코로나 후유증?
아직은 모르겠다. 이게 후유증인지 아닌지...
하나 확실한 것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질 못한다.
예전보다 갈비뼈가 폐를 더 많이 압박하는 느낌이다ㅜ
일상생활에서 숨을 엄청 크게 들이마시는 일은 없기 때문에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퇴소 후 일상생활 가능한지?
가능하다. 가능하니까 생치센터에서 내보내주는 것이다!
나도 나와서 가게도 들어가고 운동도 하고 대중교통도 잘만 탄다.
대신에 예전보다 더 조심하고 있다.
가게에서 혼밥 하는 걸 즐겨했지만 이젠 웬만하면 포장한다.
실내운동은 절대 할 생각이 없다. 대신에 만보 이상 걷기로 했다.
마스크는 어딜가든 KF94 마스크만 쓸거다. 덴탈마스크 못 끼겠다ㅜ

퇴소 후에 해야할 것들
생치센터에서 가져왔던 옷들 “온수로 단독세탁”하기
관할보건소에 따라 사후교육받기
보건소에 전화해서 자가격리통보서와 격리해제서 받기
생활비지원금 신청하기

퇴소 후 재검사?
당연히 받아봤다. 회사에서 자꾸 받으라고 권유 아닌 권유한다.
임시선별검사소 가서 받았고 결과는 당연히 양성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바이러스 사체가 몸에 남아 있기 때문에 양성이 나오는 것
또는 바이러스가 있긴 하지만 활동성이 없어 전파력과 감염력이 거의 없어진 상태
뭐 재양성이니 재확진이니 재활성화니 별걸 다 찾아본 것 같다.
아 이게 주의할점이 있다. 웬만하면 거주지 관할 임시선별검사소에서 검사 받으시길.. 안그러면 일이 늘어난다ㅜ

심정
보건당국을 제외한 이 사회가 나를 병균으로 보는 것 같다.
일단 회사는 나를 폭탄 취급 하는게 분명하다ㅋ
어떻게 하면 돈을 안 줄 수 있는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고, 괜히 내가 출근했다가 모든 사람한테 전파할까봐 엄청 걱정한다.
사실 전파에 대한 우려는 이해를 하지만... 그렇다면 보건당국이랑 얘기를 하는게 제일 빠를텐데 자꾸 나한테 물어본다.
내가 정은경 질병청장도 아니고 어떻게 코로나에 대해서 다 알겠냐... 나두 맨날 보건소나 1339에 전화해서 물어보는 판국에
그리고 친구들과 가족도 내가 만나자고하면 싫어할 것 같은 느낌이다.
정말로 거절하고 상처로 남을까봐 만나자고 말도 못 걸겠다.
그리고 정말 억울하다.
밤산책을 하다가 번화가를 지나쳤는데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식당에서 떠들고 술 마시구 10시가 되니 어쩔 수 없이 집에 가는 광경을 보았다.
나는... 나는 인구밀도가 낮은 곳에서 방역수칙도 철저히 지키며 일상생활에서 운동을 한 것일 뿐인데.. 주말에도 항상 조심했는데 걸렸다.
걸리고 나서 혹시 내가 다른 사람한테 옮겼을지 걱정도 많이 했고 온갖 임상증상으로 개고생하고.. 월급도 못 받고 돈이란 돈은 다 썼다.. 지금도 걱정이 완전히 떨쳐지지 않은채로 생활하고 있다.
정말 이제는 누구나 언제든 어디서든 걸릴 수 있는 질병이 된 것이다.. 그 누구도 원망하거나 질타를 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당부
코로나 증상으로 내 블로그에 오신 분들을 위한 얘기를 드리자면 요즘 같은 시국에 감기증상이 있으면 그냥 검사를 받아보셨음 좋겠다. 애초에 마스크와 손 씻기가 생활화 된 지금 일반 감기가 걸리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