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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Meditation)

[코로나 확진일기] 마지막, 이천 경기도교육연수원 퇴소~!!~~~!!

Chemi_girl 2021. 4. 19. 10:03

드디어 퇴소했다...!!

코로나 확진 후 퇴소 절차는 이렇다.

퇴소 예정일 기준 2일 전에 그간의 건강기록을 토대로 의료진과 전화 통화를 한다.

임상증상이 없고, 전화 문진 시 괜찮다고 판단되면 예정대로 퇴소를 한다.

퇴소 시 PCR 검사는 따로 없다.

나는 증상이 조금 있어서 퇴소 예정이 기존보다 이틀 늦어졌다.

퇴소 예정일 기준 하루 전에는 폐기물에 대한 설명, 퇴소 당일에 해야할 것들을 전화로 알려주신다.

엄청 큰 폐기물 박스가 이틀 전부터 문 앞에 놓이고 거기에다가 모든걸 버리면 된다.

정말 말 그대로 다 버려야한다.

기거하면서 썼던 침구류부터 나눠주신 모든 생활물품들.. 그리고 웬만하면 가져온 옷들까지!

핸드폰 케이스도 버려야한다ㅜ 이어폰도 버렸다..

입소 때는 다 버리고 가려고 마음 먹었던 물품들이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몸이 말짱해지니 하나 같이 다 아까웠다.

유일하게 안 아까웠던 것은 5년 넘게 신은 신발..ㅋㅋㅋㅋ

 

생활치료센터로 묵었던 이천 경기도교육연수원을 마지막에 사진으로 담아보았다.

이천 교육연수원은 2인 1실로 운영되고 있었고, 침대 2개, 냉장고 1개, TV 1대, 옷장과 서랍, 그리고 화장실이 있었다.

침대는 싱글침대에 스프링 침대라서 너~~~~무 불편했다. 잘 때 뒤척임이 심한 편이라서 조금만 엇나가면 바로 나가떨어질 것 같았다..ㅜㅜ 그리고 허리 쪽이 붕 떠서 자는 동안 허리도 정말 많이 아팠다.

TV는 대우디스플레이였던 것 같은데, 화질은 기대하지 마시라.. 그래도 TvN이 방영되는게 참 다행이었다.

화장실이 생각보다 정말 많이 깨끗해서 쾌적하게 생활 할 수 있었다. 내가 제일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다.

다만 수압이 약하다는 점... 조심하시라ㅠ

 

퇴소 당일에 일어나서 방 정리를 먼저 하는게 빠른 퇴소 과정이다.

일어나자마자 침구류 다 버리고, 모아놨던 쓰레기 다 버리고, 항균티슈로 다 닦아내야한다.

그 이후에 밥을 먹고, 안내 전화가 나오면 부랴부랴 밖으로 나간다.

1층으로 내려가면 안내에 따라서 위생물품들과 지퍼백을 받게 된다.

숙소로 돌아와서 의료기기 3종 (이 때! 혈압계 본체만 냅둔다. 팔에 두르는 커프와 연결호스는 버린다.)을 소독하고

가지고 나갈 옷들도 소독, 전자기기도 소독... 소독소독소독

그리고 샤워를 한 후 새로 받은 수건으로 몸을 닦고 새옷으로 갈아입는다.

이후에 위생물품들로 내 몸을 감싼다. 위생모, 위생복, 위생장갑, 그리고 신발커버까지..

1층으로 내려가서 지침에 따라 퇴소 절차만 받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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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주의할 점!!

1. 개봉한 것들은 다 버려야한다.

    개봉은 했는데 쓰지는 않았어요~ 이런거 안 통한다. 무조건 버려야한다.

    약도 그냥 다 버려라. 아깝다고 생각하지 마라.. 나가는 순간 쓰레기다.

2. 웬만하면 케이스 버려라. 노트북도 갖고오지 마라

    노트북은 버튼 사이로 소독수가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입소시 물품으로 권장하지 않는다. 그리고 갖고 온 기기들 소독 열심히 해서 지퍼백으로 잘 감싼 다음에 들고 내려와야한다. 제대로 하면 바로 쓸 수 있지만, 안 그러면 의료진들이 소독 해주시고 테이프로 칭칭 감아버린다.

3. 퇴소 할 때 에코백 하나 주문해서 퇴소 보관용 물품으로 맡기는게 좋다.

    나는 에코백 주문 안 했더니 그냥 횟집용 파란색 일회용 봉투 들고 집까지 왔다...ㅋㅋㅋ이게 은근 바스락 거리기도 하고 반투명이라서 약간 창피하다. 에코백 하나 주문하고 그 자리에서 짐을 넣자.

4. 안내말씀을 잘 듣자.

    안내해주시는 말을 잘 들어야 한다. 위생물품을 1층에서 벗기 시작하는데 이 과정도 다 순서가 있더라. 내 앞에 아줌마들은 자꾸 말을 안 들으셔서 퇴소절차도 늦어지고 안내자분도 음성이 커지기 시작하셨다ㅜㅜ 제발 말씀을 잘 들어야한다...

5. 대중교통으로 집에 간다면 일찍 갈 생각을 버려라.

    나는 자차도 없고, 데리러 올 사람도 없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했는데, 정말정말 힘들었다. 집까지 오는데 4시간 넘게 걸렸다... 애초에 시골이기도 하고, 코로나19 때문에 버스 자체가 없다. 동서울 터미널 가는 버스는 겁나 많은데 나머지는 진짜 없다... 퇴소를 빨리해도 터미널에서 막혀버린다ㅜㅜ

6. 자나깨나 택시기사 조심

    이건 나만 해당되는 케이스일 것 같기도 한데, 택시기사한테 목적지를 제대로 말해야한다. '장호원터미널 가주세요'라고 명확하게 말해야 장호원 터미널로 군소리 듣는 것 없이 갈 수 있다. 나는 뭣도 모르고 탔다가 기사가 '이천 터미널 가는거 맞죠?'라고 물어봐서 그렇다고 하고 가다가 택시비 4만원 나올 뻔 했다. 다행히 지도 어플 키고 가서 빠르게 장호원 터미널로 바꿀 수 있었다. 택시기사가 얼마나 궁시렁 거렸는지.. 짜증났다. 이천 터미널은 진짜 먼 곳에 있다. 심지어 이천 터미널도 ㅋㄹㄴ 때문에 감축운행 하니까.. 잘 봐야한다. 열심히 택시 타고 갔는데 정작 버스 없어서 장호원 터미널에서 타는 거랑 비슷할 수도..ㅋㅋㅋ 하지만 장호원 터미널 주변은 정말 아무것도 없으니까 꼼짝 없이 거기 있어야한다. 주변에 카페도 없어서 여유를 즐길 수가 없다. 그리고 장호원 터미널은 무인으로 카드결제로만 매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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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소하고 나서 일상생활이 바로 가능하다는 점! 하지만 방역수칙은 잘 지키시길..

퇴소 후 PCR 검사를 받아도 양성이 나올 수 있다는 점! 하지만 바이러스 사체로 양성 반응이 나올 수도 있고, 아직 바이러스가 있어도 전파력이 없다고 판단되어 나온 것이니 걱정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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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먹었던 나의 아침식사를 대표 사진으로 올려봐야겠다ㅎㅎ

밥 진짜 맛있었다..ㅠㅠ 회사밥보다 훨씬 나았던 도시락..

나의 마지막 식사